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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비례하여...

2011/11/20 21:42



영화 "스모크"의 오기 렌은 자신의 가게 앞 거리를 오랜 시간동안 카메라에 담았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거리의 모습과 그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변화는
그의 주름뿐만 아니라 한장한장 쌓여가는 사진 속에 그대로 담겨있었다.

오기 렌에 영감을 얻어,
아니 지루한 하루를 버텨내고 살아가는 이유를 만들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
정확히 오후 2시 50분, 동시호가가 시작되는 그 시각.
여자 화장실 창으로 보이는 하늘을 동일한 프레임으로 잡은 222장의 사진.


심장이 바스락 거린다.
바싹 말라 손가락으로 톡하고 건들기만 해도 소멸해버릴 것 같은 기분이다.
날아 오르고 싶으나 누군가 내 날개를 밧줄로 동여매고 바닥으로 힘차게 당기고 있다.
그 실체가 무엇인지도 알고, 어떻게 해결해야하는 지도 안다.
그러나 할 수 없다.

2004년.
그 때도 그랬다.
지나고보니 그 무엇도 기억나지 않는 독이지만,
분명 그 때도 온몸을 서서히 잠식하여 내 숨을 헐떡이게 만들었다.
지나고 보니...
지나고 보니 별 것도 아니었다.
시간은 흘러갔고, 독소는 자연치유되었으며, 큰 나무의 파르르한 아주 작은 잎새에 지나지 않았다.
지나고 보니...


또 시간이 흘러간다.
7년.
뿌리가 깊어지고 줄기가 굵어지면,
오늘의 썪은 잎은 떨어져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 새순이 돋아날테다.

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하고, 세월을 위로하며...
........






2011/11/20 21:42 2011/11/2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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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호텔마릴린 2011/11/21 11:02
    M/D R
    그 영화 정말 좋아했어요. 나도 해봐야지. 생각만 했었어요.
    동시호가가 시작되는 시간이라니..게다가 화장실 창을 통해 건너다 본 하늘이라니..
    왠지 슬퍼.ㅋㅋㅜㅜ
    • M/D
      제일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 2004년은 참 슬펐어. 근데 지금이 더 슬픈 것 같아. 그때보다 희망이 줄어들어서... 우리의 백수 프로젝트는 언제쯤 실현될른지...
  2. 비밀방문자 2011/11/22 12:02
    M/D R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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