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친구와 함께 야심차게 백화점 문화센터의 문을 두드렸었다.
3개월짜리 플라맹코 강습이었는데, 어떤 기억나지 않는 일본 영화를 보고서 덜컥 등록을 해버렸던 것 같다. (도쿄타워였나?? 뭐지??)
여튼 그 영화속에서 무료한 주인공 아줌마의 취미가 플라맹코였고,
춤을 추는 동안은 어떤 황홀지경에 빠지고있었다.
사실 당시는 라틴댄스가 유행을 선도하고 있던 시기였다.
탱고, 삼바, 룸바, 차차차...
특히 살사같은 경우 우리 동네에도 두어개의 바가 생겼으니 말그대로 새로운 붐이었다.
그러나 이런 댄스들은 늘상 파트너가 있어야하니,
생판 처음 만난 남정네와 살이 맞닿는 자체가 그닥 내키지않았던 나에겐 언감생심이다.
허나 플라맹코는 독무도 가능한 춤이다. 그라시아스!!!!
그리고 무엇보다 지나친 발랄함에서 오는 하이 상태가 아니라,
파도치지 않는 심연의 감정을 서서히 끌어올려 휘몰아치게 만드는 그런 스토리텔링이 퍽 마음에 들었다.
한마디로 기쁘고 흥겨운 춤이 아닌, 조금은 우울하고 몽환적인 춤.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리듬에 의해 감정이 고조되고, 클라이막스에 이르러 펑!
정말 멋지지 않은가?
뭐 그러나 역시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남과 북의 관계같다는...
황홀한 붉은 드레스가 아닌 포대자루같은 롱스커트를 입고,
굽이 굵은 오센티짜리 검정 구두를 신고시작된 연습.
유려하면서도 절도있는 손목과 손가락의 움직임은 커녕,
움직일때 마다 손가락에선 우두두두 각목부러지는 소리가 난다.
앞으로 뒤로 밟는 스텝은 한없이 꼬이고 또 꼬여 리듬은 잊은지 오래다.
역시....
결국 3개월도 못채우고 딱 절반정도 수업을 들은 후 포기했다.
어제 김연아 선수가 이번 시즌에 스페니쉬풍의 춤곡을 하고 싶다 했다.
문득 나의 이 짧디 짧은 플라멩코 경험이 떠올랐다.
혹자는 탱고다... 록산느에 이은 탱고 원모어타임!을 외치지만
그래도 나는 플라멩코에 한표 투척한다.
올레~~~
2010/07/20 19:02
2010/07/2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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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rss (+댓글 쓰러가기)한때 플라맹고도 배웠다..ㅜㅜ
친구야...내 그 옷하고 신발...모두 어디가고 없는데..
캬하하하..